지난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일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에 참여한 기업 임원들은 젊은 직원들의 이직에 관한 고민을 토로했다.
평생 고용에 대한 인식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서 무너진 지 오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기업들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 오고 있다. 부모 세대들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는 모습을 지켜본 MZ세대들은 이제 본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조직이 아닌 자신의 경력을 위해 이직을 생각하고 거침없이 실행하고 있다. 여전히 유능한 인재가 기업의 경쟁력에 필수적인 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인재 확보의 첫 단추인 채용과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투명성과 솔직함에서 시작해 보자.
신입사원들의 퇴사이유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생각과는 다른 복지제도, 근무환경, 첫월급 등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생각과는 다른’이다. MZ세대들은 투명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특징지어지는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풍족한 정보를 자유롭게 검색하며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고, 그렇기 때문에 회사 역시 거짓없이 솔직하기를 원한다. 실제로 MZ세대들은 기업들의 포장된 광고와 뉴스에 거부반응을 보이며, 회사와 제품에 관해 솔직한 정보를 얻기를 원한다.
채용에는 RJP(Real Job Preview)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응시자들이 실제 취업 후 하는 일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줘서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올 때의 실망감을 낮추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이 회사에도 적용되는 RCP(Real Company Preview)의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다.
신세대들이 선호하는 한 회사의 인사 담당자는 조직에 군대 문화가 있더라도 차라리 그런 문화를 정체성으로 확립하고 홍보하면 군대 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지원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모 회사에서는 업의 특성상 술을 잘 먹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면접 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고 한다. 디지털에 기반한 기업들은 더 솔직하게 소통한다. 연 20억원 매출을 올리는 유튜버 ‘대도서관’은 유튜브 채용공고를 통해 본인의 회사와 일에 대해 가감없지만 재미있게 소개한다. ‘근무시간이 자유롭지만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사무실이 지하에 있지만 인테리어는 좋다’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중간에 군대를 가는 것은 곤란하다’ 등등. 이에 대해 ‘한국 채용공고 다 이렇게 냈으면 좋겠다’ ‘필요한 조건들만 이야기해서 나중에 말 안 나오겠다’ ‘소기업이지만 다니고 싶다’는 등의 호평이 줄을 이룬다.
MZ세대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기업은 ‘너희가 하고 싶은 일을 여기서 할 수 있다’고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일(직무)’과 ‘여기(회사)’에 대해서 투명하고 솔직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어차피 숨길래야 숨길 수도 없는 세상이다.
임주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