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 '3N'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이 새해 벽두부터 신작을 선보이며 게임 시장을 달궜다. 지난해 비(非)게임 이슈로 업계를 달궜던 3N이 올해는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은 올 상반기 신작 게임을 잇따라 출시한다. 엔씨소프트는 아직 새해 신작 발표 일정은 없지만, 지난해 4분기 출시한 '리니지2M' 업데이트를 오는 22일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 이정헌 대표 "2020년, 넥슨 10년 책임지는 한 해 될 것"
새해 신작 발표의 첫 포문을 연 곳은 넥슨이다. 절치부심해 개발한 서브컬처 장르 모바일 기반 RPG(롤플레잉게임) '카운터사이드'를 다음달 4일 내놓는다. 김현 넥슨 부사장은 전날(14일)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새로운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지난해 매각 이슈로 홍역을 치른 탓이다. 넥슨 설립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본인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분 전량(98.64%)을 시장에 내놓았다. 카카오·넷마블 등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지만 금액이 맞지 않아 결국 지분매각이 불발됐다.
불발 이후에는 조직개편설이 떠돌았다.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고문으로 영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 과정에서 2018년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야생의 땅: 듀랑고'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허 대표가 성적이 저조한 게임을 과감히 정리한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넥슨의 신작 공개는 조직을 추슬러 실력으로 승부하겠단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신작을 갈고닦아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넥슨은 올해 카운터사이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자사 IP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 방준혁 의장 "업(業)의 본질인 게임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출것"
넷마블 역시 지난 한해 게임보다는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으로 화제가 됐다. 웅진코웨이 인수를 두고 넷마블이 게임산업 성장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업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넷마블은 이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굉장히 좋은 사업 기회가 있어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독경제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주식 1851만1446주를 1조7400억원에 인수, 지분 25.08%를 확보해 1대 주주가 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강한 넷마블, 건강한 넷마블'을 강조하며 "업의 본질인 게임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춰 강한 넷마블을 완성해달라"고 주문했다.
방 의장의 공언대로 넷마블은 22일 신작 게임 'A3: 스틸얼라이브'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신작 경쟁에 뛰어든다. 출시를 1년여 정도 늦추며 완성도를 높여온 만큼 기대도 큰 상황이다.
◆ 김택진 대표 "향후 몇년간 리니지2M 뛰어 넘을 게임 없다"
올해 신작이 아니라 지난해 출시한 게임이긴 하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미 "앞으로 몇년간 리니지2M을 뛰어넘을 게임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씨소프트는 새해부터 작년 11월 말 출시한 리니지2M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례적으로 리니지2M 업데이트 소식을 다루는 간담회 자리를 따로 가질 정도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남준 엔씨소프트 리니지2M 개발실 프로듀서는 지난 9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용자들의 성장속도가 빨라 준비된 콘텐츠 중후반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용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하자는 취지"라고 업데이트 배경을 소개했다.
엔씨소프트는 또 유저들의 게임 환경을 끌어올리기 위한 '리모트 스트리밍' 서비스 등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리모트 스트리밍은 저사양 모바일 기기 이용자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로, PC 게임의 고화질을 스마트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