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룡 사단법인 도전과나눔 이사장(68·사진)의 명함 뒤에는 매 분기 열리는 기업가 정신 포럼 일정이 빼곡히 들어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명함을 이처럼 디자인했다. 이 이사장은 “분기마다 명함을 제작하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청년 창업자를 위해 명함을 열심히 돌리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도전과나눔은 청년 창업가들의 기업가 정신을 기르고 멘토들의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2017년 8월 창립됐다. 초대 이사장을 맡아 2년 반 가까이 이끈 이 이사장은 ‘기업가 정신 포럼’ 프로그램에 가장 공을 들인다. 매달 두 명의 연사를 초청해 기업가 정신에 대한 강연을 조찬을 겸해 듣는다. 회원도 어느새 200여 명을 넘어섰다.
그는 “토스 창업자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신혜성 와디즈 대표 등 기업인들이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는 게 장점”이라며 “청년 창업가들이 포럼을 주로 찾아 청중의 집중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 이사장이 청년 창업가에게 전하는 새로운 가치는 ‘인문학’이다. 역사·문학·예술·철학 등 인문학 강의를 추가한다는 게 골자다. 이달부터 매월 네 번째 목요일 ‘인문학 교실’을 연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노자의 《도덕경》 등을 공부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기업가와 전문가의 차이는 통찰력과 리더십에 있다”며 “인문학을 알아야 통찰력과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 《주역》의 한 구절인 ‘생생지위역(生生之謂易)’을 인용하며 도전과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태어나고 또 태어나는 것, 그것이 변화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청년 창업가에게 전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옥션 대표이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이니시스 대표이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벤처위원장 등을 지낸 벤처 1세대 기업가다.
그는 이 같은 전자상거래 경험을 살려 ‘글로벌 전자상거래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아마존, 이베이 등의 성공 비결을 배우자는 취지다. 해외 진출을 꾀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e커머스 지원센터’도 마련할 계획이다. 1000명의 멘토가 1만 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는 ‘천군만마 정신’을 실현하는 것도 목표다. 법률 금융 회계 마케팅 등 8개 분야 전문가로 멘토단을 구성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만이 혁신이 아닙니다. 작은 변화라도 이를 발전시켜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겠다는 도전과 변화가 혁신이자 기업가 정신입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