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비거주 강남 아파트 팔까

입력 2020-01-14 17:09
수정 2020-01-15 09:32

“수년째 살지도 않는 서울 강남 아파트는 팔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 출마를 위해 종로구 교남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자 14일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가 거주하지 않게 된 서초구 잠원동 자가 아파트를 매도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전 총리가 ‘비거주 고가 주택’ 매도를 권장하고 있는 정부 부동산정책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소유한 잠원동 동아아파트는 지난 3일 기준 KB부동산 시세가 16억5000만~17억5000만원이다. 리모델링을 눈앞에 두고 있어 작년에만 3억원가량 올랐다. KB부동산 시세는 정부가 고가 주택(9억원 초과)을 정할 때 기준으로 적용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당시 “강남 갭투자 방지 차원에서 1주택자라도 거주하지 않는 고가 주택은 매도하도록 정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는 올 4·15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잠원동 아파트에 최소 4년 동안 거주하지 않게 된다. 더욱이 2014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당선된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국가에서 제공한 공관에 살았다. 10년가량 잠원동 아파트를 비우는 셈이다.

이 전 총리가 정부의 전세자금 대출 제한에 직접 영향을 받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는 이 대책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전세자금 대출을 아예 막아 버렸다. 이 전 총리가 전세로 살게 된 교남동 경희궁자이 30평대는 전세가가 9억원 안팎이다. 2018년 12월 말 기준 이 전 총리의 예금액은 보험과 예금 등을 합쳐 4억6300만원 정도다. 다만 전세 대출금 규제는 이달 보증기관 내규 개정 이후부터 적용돼 이 전 총리가 ‘막차’를 타기 위해 계약을 서둘렀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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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