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 한다" vs LG "버틴다"…180도 다른 스마트폰 전략

입력 2020-01-14 14:32
수정 2020-01-14 14:34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180도 다른 전략으로 뛰어들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 한해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변화하면서 그야말로 '총력전'에 나선다. 반면 LG전자는 새로운 폼팩터(특정적 기기 형태) 출시 없이 상반기에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투톱'을 앞세워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 "모든 폰 다 만든다" 삼성, 라인업 다변화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번외편'을 내놓는 등 라인업을 다변화한다. 두 번째 폴더블폰인 새 폼팩터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중저가 폰에서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을 확대해 점유율을 지킬 계획이다. 전 소비층을 겨냥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새해가 밝자마자 기존 스마트폰 라인업 세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일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의 보급형 모델인 '라이트' 버전을 선보였다.

다음달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와 '조개껍질(클램셸)' 형태 '갤럭시Z 플립'(가칭)을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두 개의 플래그십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상반기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S20 시리즈는 ▲갤럭시S20(LTE·5G) ▲갤럭시S20 플러스(LTE·5G) ▲갤럭시S20 울트라(5G)로 라인업을 잘게 쪼갠 게 특징.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의 기종을 다양화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갤노트10은 노트 시리즈 중 처음으로 2종으로 출시돼 호평을 이끌어냈다.

새 폴더블폰인 '플립' 모델은 2월에 공개한 뒤 기존 갤럭시폴드를 잇는 모델을 하반기에 선보여 폴더블 역시 상·하반기 정규 라인업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폰 점유율 확보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ODM 물량을 대폭 늘려 생산비용을 효율화하고 점유율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시장을 장악한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 "올해는 버텨야"…LG, 듀얼스크린 그대로


19분기째 스마트폰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LG전자의 올해 전략은 '버티기'다.

LG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V60 씽큐'와 'G9' 2개 모델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서 함께 공개해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 V60은 5G 모델로, G9은 LTE와 5G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폴더블 등 새로운 폼팩터 출시보단 스마트폰 사업 적자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듀얼스크린에 중점을 두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ODM을 확대,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 영업적자가 5년 가까이 이어진 LG전자로선 투자 대비 이익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폴더블폰이나 불확실성이 짙은 새로운 폼팩터를 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