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까지 오페라의 서곡에는 극 중 주요 멜로디를 미리 들려주거나 줄거리를 설명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당시 오페라하우스 관객들은 막이 오르기 전에 큰 소리로 잡담을 나누거나 심지어 취식까지 했기에, “이제 곧 극이 시작되니 정숙해집시다” 정도의 예고 의미로 짧은 관현악곡을 연주한 것이다. 따라서 이전의 다른 오페라 서곡을 재탕해도 별문제가 없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피가로의 결혼’(1786) 서곡에도 이 오페라 중 그 많은 인기곡의 멜로디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음악적 위상은 이전의 서곡과 전혀 다르다. 4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나 완벽한 사운드의 앙상블이 펼쳐지기 때문에, 관객들은 정색하고 자세를 고쳐 앉아 도대체 얼마나 훌륭한 오페라가 펼쳐질 것인가 기대하게 된다.
이처럼 오페라 서곡의 진정한 명곡은 모차르트 시대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