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예비 후보자의 평균 나이는 57세로 20대 총선 때(54세)보다 3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200여 명의 예비 후보자 중 50대 이상 중년층과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2%와 75%에 달했다. 여야가 앞다퉈 ‘세대교체’와 ‘젊은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예비 국회의원 나이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국회 ‘활력’과 ‘대표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0대 이상 후보 두 배로 늘어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21대 총선 예비 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은 1206명(지역구 253곳)으로 평균 4.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나이대별로는 △20대 5명 △30대 43명 △40대 166명 △50대 551명 △60대 356명 △70대 이상 85명이다.
50대 이상 중년층 예비 후보자는 992명으로 전체의 82.3%를 차지했다. 20대 총선의 50대 이상 후보자 비중(71.4%)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20대 총선과 비교해 60대 이상 후보자는 두 배로 증가한 반면, ‘청년 후보’로 불리는 40세 미만 후보자는 20명 넘게 감소했다. 세종과 제주에선 40세 미만 예비 후보자가 한 명도 없었다.
40대 후보자는 17·18대 총선 때까지만 해도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19대 총선 때 50대에 역전당한 데 이어 21대 총선에선 60대보다도 적은 수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004년 17대 총선을 전후해 정치권에 대거 유입된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나이가 높아지면서 총선 후보자도 고령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 문을 여는 21대 국회의 의원 연령대별 분포도 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 모두 ‘청년’에 방점을 찍은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20·30대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 정도인데 20·30대 국회의원은 다섯 명도 채 안 된다”며 “비례성 측면에서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성별·학력도 ‘쏠림’ 여전
역대 총선에 비해 완화되기는 했지만 남녀 간 성비 불균형도 두드러졌다. 전체 예비 후보자 중 남성은 913명으로 여성(293명)의 세 배 수준이었다. 지역별로 인천(여성 비중 46.8%)과 대전(40.0%) 세종(46.2%) 지역은 남녀 성비가 1 대 1에 가까운 수준을 나타낸 데 비해 울산(6.1%)과 제주(6.7%) 지역은 여성 예비 후보자가 열 명 중 한 명도 채 안 됐다. 19대 총선 당시 93.0%에 달하던 남성 후보자 비중은 20대 총선에서 89.5%로 떨어진 뒤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남성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학력별로는 대학원 졸업자가 405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33.6%)을 차지했다. 세 명 중 한 명은 석·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어 대졸(29.0%), 대학원 수료(7.2%), 고졸(6.3%), 전문대졸(3.6%)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이 입법과 예산안을 심사하는 만큼 고학력과 전문성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과도한 고학력 쏠림은 서민·중산층과의 괴리감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37세에 국회에 입성한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과 여성, 저학력자가 반드시 국회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인 만큼 원(院) 구성에서도 다양성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김소현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