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소재 한 대학에서 신입생에게 복장과 인사 규정 등을 강요한다는 폭로가 나와 '군기 잡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전북 모 대학의 악습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게시자는 '신입생 공지 내용'이라며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갈무리(캡처)해 공개했다.
공지에는 신입생들이 캠퍼스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이 연락·복장·인사 3개 항목으로 구분돼 적혀 있다.
연락 양식은 신입생이 선배에게 연락할 때에는 물음표, 느낌표 등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심지어 시간대별로 다르게 인사하도록 했다.
자정부터 오전 9시에 연락할 땐 "이른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선배님",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시에 연락할 땐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꼭 쓰도록 했다. 날짜가 바뀌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000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말을 시작해야 하고 말끝마다 '선배님' 존칭을 붙이도록 했다.
복장 양식도 엄격했다. 찢어진 바지나 스키니진, 흰 바지, 슬랙스 바지는 입지 못하게 했고 머리는 귀가 보이게 묶도록 했다. 구두와 키 높이 운동화, 페이크 삭스도 신지 못하게 했다. 캠퍼스 내에서는 에어팟 사용까지 금지했다.
인사는 교수, 조교, 학년 순으로 해야 했고 여러 학년 선배들이 함께 있는 경우 더 높은 학년 선배에게 먼저 인사하라고도 적혀 있다.
흡사 군대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신입생 규칙에 누리꾼들 비난이 커지고 있다. 해당 대학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 저런 걸 하나. 학교 이미지를 더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대학도 급히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이런 글이 SNS에 게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총학생회를 통해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건전한 학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