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엽기토끼 살인사건 방송 그 후…'성범죄자 알림e' 마비

입력 2020-01-12 13:39
수정 2020-01-12 13:41

이른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방영 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가 마비됐다.

12일 오후 1시 기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는 접속이 원활히지 않다. '접속 대기중' 문구와 함께 15분 넘는 대기 시간이 뜨고 있다.

전날 방송된 '그알' 여파로 보인다. 2005년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으로 그해 6월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모 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싸여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해 11월에는 40대 여성 이모 씨가 여러 종류의 끈으로 비닐에 포장하듯 싸여 또다시 신정동 주택가에 유기됐다.

'그알'은 2015년에도 한 차례 해당 사건을 다룬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돼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한 박모 씨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박 씨는 피신을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5년 만인 지난 11일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이 제보자는 2006년 9월쯤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다가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보자 기억 속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냈다.

또 부산에서 근무하는 한 형사는 2008년 두 차례 강도강간 범행을 저질러 검거된 전과자 2명이 해당 사건 용의자로 의심된다고 제보했다. 방송에 따르면 용의자 두 명 중 한 명은 현재 복역 중이며 다른 한 명은 출소 후 수도권 빌라에서 거주 중이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출소한 배영호 씨(가명)를 찾아갔다. 그의 집에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의 생존자와 제보자가 언급했던 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배 씨는 끈의 정체에 대해 "막노동일 하고 전선 관련된 일 해서 그냥 갖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은 살인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관심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로 쏠렸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범죄자 사진과 이름과 나이, 키, 몸무게, 얼굴과 전신사진 등 신상정보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착용 여부, 성폭력 전과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공개된 몽타주, 신상정보 등을 토대로 배씨의 거주지와 위치 등을 추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범죄자 알림e' 검색 결과를 이미지로 캡처(갈무리)해 공유하면 처벌 받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