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파죽지세' 이어갈까…왕중왕 여세 몰아 2연승 도전

입력 2020-01-09 18:03
수정 2020-04-08 00:02
저스틴 토머스(27·미국·사진)는 3년 전 이맘때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절친’ 조던 스피스(27·미국)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그가 ‘왕중왕전’인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이어 소니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 적어낸 ‘꿈의 59타’가 토머스의 명성에 불을 지폈다. 350야드 장타가 뿜어져 나오는 ‘까치발 스윙’은 국내에서도 화제였다. 그해 메이저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을 포함해 5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토머스가 3년 전 영광 재연에 도전한다. 1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의 호놀룰루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2019~2020시즌 소니오픈(총상금 660만달러·우승상금 118만8000달러)에서다. 지난주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3차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오른 그는 3년 전과 같은 기회를 맞이했다.

토머스의 경기력은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올 시즌 5개 대회에 나와 2승을 포함해 ‘톱5’에 네 번 들었다. 공동 17위가 가장 낮은 성적이다. 이 덕분에 PGA투어의 ‘마의 5승’ 고지를 넘어설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된다. 2000년대까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골프계를 주름잡으며 한 해 9승(2000년)을 신고하기도 했으나, 2010년 이후부턴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6승 이상의 다승자가 실종됐다. 토머스는 2017년 투어챔피언십에서 아쉽게 2위를 기록해 6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박사들도 토머스의 2주 연속 우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MGM스포츠북은 토머스 우승 배당률을 5 대 1로 책정했다. 12 대 1의 배당률을 받은 패트릭 리드(30)와 웹 심슨(35·이상 미국)이 2위다.

‘왕중왕전 프리미엄’도 토머스의 우승 가능성을 높인다. 지난 6년간 이 대회 우승자는 모두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참가했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2017년 토머스도 마찬가지다. 일찍 하와이로 넘어와 시차 및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어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가 전년도 우승자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인 덕분에 챔피언들만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어드밴티지’인 셈이다. PGA투어에 따르면 지난주 34명의 참가 선수 중 22명이 소니오픈에 출전 신청을 했다.

‘K브러더스’도 출격한다. 강성훈(33)은 2주 연속 PGA투어에 모습을 드러낸다.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22)와 이경훈(29)은 새해 첫 출전이다. 임성재는 프레지던츠컵 활약 등으로 투어 통산 첫 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MGM스포츠북은 임성재의 우승 확률에 22 대 1의 배당률을 걸었다. ‘디펜딩 챔피언’ 맷 쿠처(42·미국)와 같은 배당률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