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란을 대상으로 군사력을 쓰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실력은 매우 대단하다. 놀라운 기술력과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이란을 대상으로 사용하게 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지난 7일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했지만 즉각적인 반응은 내지 않았었다. 이란의 공격이 있은지 4시간 뒤 트위터를 통해 "괜찮다(All is well)"며 "사상자와 피해에 대한 평가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입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면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관련 우려가 불식될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의 핵협정(JCPOA) 복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미국 대통령인 이상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이란의 지도자들은 하루빨리 핵에 대한 열망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더 강화할 것이며 이는 이란이 자신들의 행동을 고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를 직접 지시했다. 이에 이란이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보복에 나서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7일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 이후 이란 도시 쿰에서 군중에게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린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란이 미국에 대한 추가 보복을 예고한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