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중국 시장 성공에 힘입어 미국 완성차업계 사상 최대 몸값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판매량 기준 미국 1·2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합한 규모까지 커졌다.
테슬라는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3.9% 급등한 469.1달러로 마감했다. 올 들어 4거래일 만에 12% 뛰었다. 시가총액은 845억달러(약 99조원)로 불어났다. 이는 포드가 1999년 달성한 미국 자동차업계 최고 시총 기록인 808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날 기준 GM의 시총은 512억달러, 포드는 363억달러로 나타났다. 두 회사 시총 합계는 875억달러로, 테슬라와 불과 30억달러 차이다. 테슬라는 세계 완성차업체 시총 순위에서 도요타자동차(1963억달러)와 폭스바겐(980억달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테슬라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진 것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다. 테슬라는 지난달부터 첫 외국 공장인 상하이공장에서 준중형 전기차 모델3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 7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첫 소비자에게 차량을 인도하는 행사를 열었다.
머스크 CEO는 이 자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증축하고 있으며 2021년 초 본격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에 디자인·엔지니어링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테슬라는 연 15만 대 규모의 모델3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총 50만 대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이 회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생산 지연 문제도 작년 목표인 36만 대 생산에 성공하면서 해소했다는 진단이다.
반면 GM은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줄어든 309만 대에 그쳤다.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GM은 2018년 처음으로 판매량이 10%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