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과 TV사업을 앞세워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LG전자는 작년 잠정 매출이 62조30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1.6% 늘어난 규모다. 2017년(61조3963억원)과 2018년(61조3417억원)에 이어 3년 연속 매출 60조원을 넘어서면서 연간 매출이 60조원대에 안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영업이익은 2조4329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와 VS(자동차부품솔루션즈)사업본부 등의 적자폭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86억원으로 증권가 전망치(2800억원)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3분기(7814억원)와 비교하면 87.4%나 쪼그라들었다. 에어컨 등 가전부문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TV 등 주요 제품의 연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LG전자 실적은 그동안 가전 성수기인 상반기에 선전하다 하반기에 주춤하는 ‘상고하저’ 현상을 보여왔다.
LG전자의 실적은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와 TV를 총괄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가 이끌었다. 사업본부별 실적은 공시하지 않았지만 H&A사업본부는 의류관리기(스타일러)와 공기청정기 같은 신(新)가전 판매 확대 효과로 지난해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H&A사업본부 매출이 2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E사업본부도 올레드 TV 판매 확대 등으로 작년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LG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오는 5월 유로2020과 7월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로 TV 등 가전제품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보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은 스마트폰사업에 쏠려있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4분기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김보형/황정수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