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찰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행을 결심한 태국 초보 사장의 홀로서기

입력 2020-01-07 17:51
수정 2020-01-07 17:52

‘이웃집 찰스’에서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행을 결심한 태국 초보 사장 정 벤자마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코리안드림을 꿈꾸던 26살의 벤자마트, 산업연수생으로 뽑혀 한국행을 택했지만 한국에 오던 1997년도에 IMF가 터지는 바람에 일자리가 넉넉지 않았다. 그래도 천성이 밝고 씩씩한 덕에 안산에 있는 공장 기숙사 생활도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런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이었고,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게 됐다. 남편 역시 첫 눈에 그녀의 매력에 빠져버렸고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 후 아들을 낳고 직장생활과 봉사활동을 하며 바쁘게 지내던 그녀는 3년 전 태국 전문 식당을 차리며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아직은 3년 차 초보 사장님이라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많지만 긍정의 힘으로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다.

식당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지면서 벤자마트는 고민이 생겼다. 아들과의 대화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를 시작한 아들은 어느덧 체육고등학교 2학년의 촉망받는 유도선수로 성장했다. 기숙사 생활까지 하며 운동에 매진하는 아들이 대견하긴 하지만 일주일에 단 이틀, 주말에만 만날 수 있다는 게 늘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최근 무뚝뚝한 아들에게 사춘기까지 찾아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혼 후 남편이 살고 있는 인천으로 이사를 오게 된 그녀, 인천을 고향 삼아 행복에 젖어있던 그녀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던 2014년, 한 달 동안 태국 선수의 통역 일을 맡아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듣게 됐다. 건강하던 남편이 폐암에 걸렸다는 것. 모든 일을 접고 오직 남편의 간병에만 매달렸지만 4년 넘는 투병생활 끝에 벤자마트와 아들을 남겨둔 채 홀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병원비에 살림은 더욱 어려워졌고, 생활비는 물론 남편 병원비에, 청소년 유도 국가대표 선수인 아들의 학비까지, 벤자마트는 살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이제는 가장으로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벤자마트는 다시 한 번 힘을 내보려고 한다.

힘들 때마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사람은 가족이다. 남편보다 더 살가운 시누이들과 시어머니, 그리고 주방 일을 도와주겠다고 태국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준 올케까지. 고마운 사람들이 한결같이 지켜봐주고 도와준 덕에 그녀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장이라고 표현한다. 남편 사별 후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납골당을 찾은 벤자마트, 엄마의 눈물을 본 아들은 아빠 앞에서 엄마를 지켜주겠다고 다짐한다.

말없이 곁을 맴돌며 엄마를 돕는 아들 덕에 벤자마트는 더욱 열심히 살겠노라 다짐한다. 남편의 수술과 간병 탓에 자주 문을 닫았던 데다 주택가 좁은 골목길에 있는 벤자마트의 식당에 손님이 많을리 없다. 그러나 이제 이 식당만이 벤자마트 가족의 희망이다. 식당 살리기에 고민하던 벤자마트와 가족들은 난생 처음 전단지 돌리기에 나섰다.

과연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룰 수 있을지? 태국 전문음식점 사장님으로서, 든든한 엄마로서 제 2의 도약을 준비하는 그녀의 홀로 서기를 ‘이웃집 찰스’가 살펴본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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