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볼 수 있는 캠핑카, 가상현실(VR) 요트 체험 부스, 1억원짜리 오디오 청음실….
7일 서울 잠실동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1호점. 매장에 들어서니 말로만 듣던 초고가 가전제품이 즐비했다. 가전 매장인데도 자전거, 오토바이크, 패들보드 등 레저용품이 많이 보였다. 기존점을 리뉴얼한 이 점포는 롯데하이마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초대형 매장이다. 그래서 이름도 메가스토어로 붙였다.
9일 문을 여는 메가스토어 1호점은 기존 1개 층을 2개 층으로 확장했다. 영업면적 7431㎡로 지방의 대형마트 크기다.
e스포츠·유튜버 위한 체험존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상품 구성이 기존 점과 완전히 다르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품목에 집중해 체험형 콘텐츠를 대거 들였다. 소비자들이 찾아와 머무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1층에는 230㎡의 e스포츠 경기장을 마련했다.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인기 온라인 게임 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실시간 관람할 수 있다. 대회가 없을 때는 고성능 PC를 사용해볼 수 있다. 유튜버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면서 1인 미디어 전문 코너도 설치했다. 마이크, 카메라 등 1인 미디어 운영에 필요한 장비를 따로 모아 판매한다.
최고급 오디오를 경험할 수 있는 청음실엔 영국 유명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 바워스앤드윌킨스, 미국 매킨토시의 프리미엄 스피커와 앰프가 갖춰져 있다. 이들 제품은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 쉐보레의 전기자동차 모델 볼트, 4000만원대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도 전시돼 있다.
2층엔 프리미엄 가전들만
매장 2층은 프리미엄 가전으로 채워졌다. 삼성전자 LG전자 브랜드관이 대규모로 입점했다. 1인 가구에 맞는 소형 가전을 비롯해 삼성전자 QLED TV와 비스포크 냉장고, LG전자 시그니처 등 각 브랜드에서 내놓은 모든 종류의 제품을 볼 수 있다.
매장은 쇼룸처럼 꾸며져 있다. 방 한가득 프리미엄 가전으로 채운 모습을 미리 체험할 수도 있다. 캐리어, 돌체구스토, 드롱기, 테팔 등 주방가전과 생활가전 제품들도 같은 층에 진열됐다. 1~2층 통틀어 선보인 브랜드는 국내외 1380여 종에 달한다.
휴식 공간을 넓힌 것도 메가스토어 1호점의 특징이다. 1층 중앙은 소파에서 쉴 수 있는 퀘렌시아존으로 꾸몄다. 각종 식물과 책 1600권을 갖춰놨다. 태블릿과 키오스크로 상품을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제주도의 유명 카페 도렐커피도 들어온다. 서귀포 성산에서 시작한 카페로, 최근 서울 성수동에 진출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 플레이스’로 유명하다.
온라인에 ‘반격’
롯데하이마트는 연내 메가스토어를 추가로 연다. 온라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가전 매장의 위기를 초대형 체험형 매장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035억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1% 급감했다. 가전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온라인 유통의 공세에 맞서 연내 메가스토어 점포를 10개로 늘릴 예정”이라며 “메가스토어는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프리미엄 브랜드, 체험형 콘텐츠를 한 곳에 집약해 소비자를 불러모으는 매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등과 함께 매장을 둘러봤다. 롯데하이마트의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