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맹비난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러시는 바보들의 행진과 다를 게 없다"며 "이후 청와대를 채우는 사람들도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문재인 정부의 무능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자기 사람들을 총선에 잔뜩 보내서 21대 국회를 친문(親文) 국회로 가득 채우자는 것 아닌가. 퇴임 이후 안전판을 국회에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퇴임 이후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본인, 측근 권력형 범죄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현명한 국민들은 잘 알 것이다.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청와대 출신 출마 예상자가 6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총선출마자들의 공석 때문에 청와대는 오늘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이 정도면 청와대가 총선캠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그동안 청와대의 이해할 수 없던 인사들의 이유도 분명해졌다. 전문성, 일하는 능력은 안중에 없이 오로지 내 편 총선 스펙 쌓아주는데 청와대 자리를 활용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당 후보의 공보물에서 청와대 근무 이력이 없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 것이다. 새로운 인물은 사라지고, 정책과 공약도 사라지고, 오로지 '청와대 경력', '문재인의 사람'이 선거판을 독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 할 참모들의 머릿속에 '총선'만 가득했으니, 그동안의 설익은 정책들만 남발되었던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으니, 정책실패와 잦은 인사교체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감당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다가올 총선에서 여당후보 경력에 '청와대'가 늘어날수록, 정권에 대한 심판, 청와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가 최대 7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총선용 내부 인사 개편까지 하며 이들의 출마를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정권에서 이렇게 많은 청와대 참모들이 총선에 출마한 경우는 없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치러진 19, 20대 총선에 출마한 전직 청와대 참모는 각각 10명 안팎이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안 좋은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 "(청와대 총선 출마자)숫자가 너무 많아 이대로 가면 나중에 친문 감별사가 나올지도 모른다. 자제해야 된다"면서 "출마할 사람들은 출마해야 되지만 일할 사람들은 일해야 한다. 소는 누가 키우나? 청와대를 다 나오면 일은 누가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행정관이든 비서관이든 너도나도 출마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출마가 대통령을) 욕되게(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리더 팔아서 자기 정치적 입신을 도모하는 것은 구태"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