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원 결국 해체…커지는 CJ ENM 실적 우려 [한민수의 스톡뷰]

입력 2020-01-07 13:37
수정 2020-01-07 14:47


'순위 조작'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엑스원(사진)이 결국 해체를 결정했다. 이번 사태는 엠넷을 운영하는 CJ ENM의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엠넷의 경연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을 통해 데뷔했던 엑스원은 각 멤버들의 소속사와 협의를 통해 해체를 결정했다. 엑스원은 멤버 선발 과정에서 순위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큰 인기를 끌며 CJ ENM 매출에 기여해왔었다.

검찰 조사를 통해 순위 조작은 1~4의 모든 시즌에 걸쳐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허민회 CJ ENM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상 방안을 내놨다.

당시 허 대표는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 책임지고 보상하겠다"며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프로그램과 가수들의 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 향후 예상되는 이익을 합쳐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관련 기금 및 펀드는 음악산업 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계획이다.

보상금 및 펀드 조성금 등은 CJ ENM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 ENM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프로듀스101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 어닝쇼크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CJ ENM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769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보상금 등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란 것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조작 사건으로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에 음악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4분기는 커머스 사업을 제외하고 미디어 영화 음악 사업이 모두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J ENM 측은 이번 사태가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관련 비용은 4분기에 모두 반영되지 않는다"며 "펀드 조성 등은 단계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비용도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및 펀드 조성과 운영에 대해서는 세부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