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북핵협상 실패시 '한국 독자행동' 목소리 커져"

입력 2020-01-07 05:13
수정 2020-01-07 06:50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6일(현지시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과 관련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도 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워싱턴에서 대북전망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특보가 아닌 개인 자격'의 발언임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이)비핵화를 먼저 하고 (미국은 나중에)보상한다는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양쪽이 일종의 타협적 접근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미국이 더 대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상응조치를 담고 있지 않아 결함이 있지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현재의 교착에 새 돌파구를 만들 방식으로 제안을 수정할 수 있을 것"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엄격하지 말자', '유연하자', '타성이 주도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비핵화를 목표로 하도 실제적 접근 과정에선 군비통제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거론하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평화체제 검토, 비핵화를 대가로 한 단계적 주한미군 감축, 위반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완화 등을 핵심으로 한 잭슨 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했다.

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철도연결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지만 국제적 대북제재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그 결과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딜레마가 있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지지가 계속 필요하다"고 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북핵문제 해결에서 미국과 계속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나는 어디까지 그가 그렇게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