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AI가 옷 코디…올 거래액 1.5兆 돌파"

입력 2020-01-06 17:21
수정 2020-01-07 02:03
온라인 패션쇼핑몰 1위인 ‘무신사’가 올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대거 도입한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이미지 및 보이스 검색, 360도 코디숍, 인기상품 필터링 등의 서비스도 시작한다. 이를 통해 경쟁회사의 추격권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신기술을 도입해 거래액 1조50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이스 검색·360도 코디숍 도입

무신사가 올해 물류 및 정보기술(IT) 분야 혁신에 나선다. 빅데이터 기반의 대형 물류센터를 본격 가동하고, IT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신기술 도입은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비슷한 제품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모바일에선 음성으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무신사는 특히 실물과 거의 똑같은 색상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70여 개 색상 칩을 활용하기로 했다. 직접 보고 살 수 없는 온라인쇼핑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다.

360도 코디숍은 소비자가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인지 이미지로 확인하고, 무신사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한 옷들을 다양한 각도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무신사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품별 연간 구매 수, 조회 건수, 기간별 카테고리 내 인기 상품 순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며 “소비자의 약 70%가 10~20대인 만큼 앞선 서비스와 신기술을 도입해 젊은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TV 무신사매거진 키운다

무신사는 미디어 커머스를 통한 콘텐츠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단순히 제품만 파는 쇼핑몰이 아니라 ‘무신사TV’ ‘무신사 매거진’ 같은 채널을 키워 미디어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튜브 채널 무신사TV는 출범 8개월 만에 12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입점 브랜드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유통망으로서도 기능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듣는 창구 역할도 한다. 무신사 소속 상품기획자(MD)들이 코디 노하우를 소개하기도 하고, 디자이너 및 신생 브랜드를 깊이있게 다루기도 한다.

무신사는 이를 위해 올초 콘텐츠 제작과 운영으로 나뉘어 있던 팀을 미디어부문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e커머스 전문가인 김현수 ‘29CM’ 부사장을 미디어부문장으로 영입했다. 무신사가 쏟아내는 매주 600건 이상의 패션 관련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또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신사가 공개한 콘텐츠는 6만6000개에 달한다. 이 데이터가 축적돼 다른 쇼핑몰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업 마케팅 더 늘린다

무신사는 그동안 이슈를 몰고 다녔다.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과 시도한 협업, 특히 한정판 마케팅이 잇따라 히트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와 협업해 판매한 참이슬 백팩 400개는 5분 만에 품절됐다. 스파오의 펭수 옷은 500벌 한정 판매에 1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선 무신사를 통해 한정판 제품 마케팅을 하면 순식간에 품절되는 게 마치 공식처럼 자리잡았다는 말이 돌 정도다.

지난해 수십억원대 매출을 내는 등 급성장한 커버낫, 키르시, 앤더슨벨, 로맨틱크라운 등도 이런 마케팅을 통해 무신사에서 성공한 사례다.

무신사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 중 매출 상위 30여 개 브랜드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브랜드의 성장을 도울 수 있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벤트를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여성 소비자를 위한 별도 쇼핑몰인 우신사(WUSINSA)도 키우기로 했다. 현재 무신사의 남성 소비자 비율은 55%로 여성보다 많다. 일반적으로 패션 쇼핑몰의 여성 소비자 비중이 70%를 넘는 것과 다르다.

충성도 높은 남성 소비자들이 그동안 무신사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론 여성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대폭 늘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신사에 화장품 브랜드를 더 들여놓기로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