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산치료제 개발 '붐'…파미셀, 원료의약품 매출 급증

입력 2020-01-06 18:06
수정 2020-01-07 01:54
파미셀의 합성 원료의약품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핵산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파미셀이 생산하는 뉴클레오시드와 PEG(폴리에틸렌글라이콜) 전달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미셀은 지난해 원료의약품 매출이 10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7년 72억원, 2018년 81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원료의약품 사업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은 300억원을 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미셀은 뉴클레오시드와 PEG 전달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소수 기업 중 하나다. 뉴클레오시드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물질의 일종이다. 유전자 진단시약, 핵산치료제의 주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티드를 제조하는 데 쓰인다. 파미셀은 이 분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에서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서모피셔사이언티픽, 다국적 제약사 머크 계열사인 시그마-알드리치 두 곳에 생산 물량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핵산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바이오기업 더메디슨을 97억달러에 인수했다. 더메디슨은 심혈관질환 핵산치료제 ‘인클리시란’의 임상 3상을 최근 마쳤다. 2021년께 시판할 계획이다. 더메디슨은 인클리시란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5년께 인클리시란의 적응증이 대폭 확대돼 매출이 10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미셀 관계자는 “희귀질환에 한정돼 있던 핵산치료제의 적응증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라며 “아직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아 원료를 이미 생산하고 있는 파미셀이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물을 감싸 반감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약효 지속시간을 길게 하는 물질인 PEG 유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 UCB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심지아’는 2018년 1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미셀은 올해부터 UCB에 본격적으로 PEG 유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넥타가 PEG 유도체를 적용해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도 올해 본격 판매돼 PEG 유도체 시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