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네이버뮤직-바이브, 통합 시너지 없었다

입력 2020-01-06 14:06
수정 2020-01-06 14:07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초대형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출시한 음원 플랫폼 '바이브(VIBE)'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통합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어 치열한 음원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높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바이브와 네이버뮤직의 서비스 통합 일정을 작년 12월 말에서 올해 중으로 변경했다. 이미 해를 넘겼고 올 하반기에나 통합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네이버뮤직 측은 "MP3 다운로드 기능 등 아직 바이브에 적용하지 못한 기능과 콘텐츠들이 일부 남아 있어 서비스 통합 일정을 부득이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브는 네이버의 음원시장 승부수였다. YG엔터 자회사 YG플러스와 협력해 2018년 6월 바이브를 출시했다. YG플러스가 바이브에 음원 콘텐츠를 공급하고 네이버가 서비스를 운영한다. 앞서 2017년 3월 네이버가 YG엔터,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하며 힘을 합쳤다.

음원 플랫폼 시장의 강자 '멜론'을 꺾기 위해 네이버뮤직 대신 바이브를 차세대 음원 플랫폼으로 내세운 것이지만 성적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바이브의 국내 음원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6.2%. 작년 1월 점유율(1.8%)보다 높아졌지만 사실상 네이버뮤직 이용자를 흡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네이버뮤직은 작년 1월 신규 이용권 판매를 종료한 데 이어 같은해 4월부터는 네이버뮤직과 바이브 간 이용권 교차 사용을 중단했다.

이에 네이버뮤직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월 9%에서 11월 4.7%로 줄었다. 바이브와 네이버뮤직의 합산 점유율은 이 기간 10.8%에서 10.9%로 겨우 0.1%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오히려 지니뮤직, 플로 등이 멜론을 빠르게 추격하며 세를 확장했다. 특히 지니뮤직은 작년 10월 CJ디지털뮤직과 1년여간의 합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업계 2위 지위를 다졌다. 지니뮤직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월 22.3%에서 11월 25.2%로 늘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플로도 막대한 SK텔레콤 이용자 수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점유율이 17.3%에서 21.0%로 껑충 뛰었다.

반면 업계 1위 멜론은 44.9%에서 39.9%로 점유율이 뒷걸음질 쳤다. 결과적으로 1위 멜론이 주춤했지만 바이브는 쫓아가지 못했고 지니뮤직, 플로가 멜론과의 격차를 좁혔다. 바이브와 네이버뮤직이 올해도 시너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란 위기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YG엔터의 만남에 초창기 바이브를 견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예상보다 바이브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멜론과 지니뮤직, 플로가 이미 3강 체제를 형성했다. 바이브가 올해 점유율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만년 4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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