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천연가스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천연가스는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의 수혜 투자처로 꼽히지만, 올해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며 가스 수요 감소로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지난 3일 1년 내 최저가(종가 5575원)를 기록했다. 작년 초에 비해 74.3% 떨어진 수치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글로벡스(전자거래시스템)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최근월물 수익률을 2배수로 추적하는 ETN이다.
해당 ETN에 집중 투자했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남짓한 기간에 개인은 546억원어치(국내 증시 7위)를 순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VelocityShares 3x Long Natural Gas ETN’도 1538만달러(해외 종목 중 9위)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원자재 가격지수(GSCI)의 천연가스 지수를 3배로 추종한다.
천연가스 관련 지수의 하락은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올해 2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2일 열량단위(MMBtu)당 2.12달러까지 떨어졌다. 2018년 12월 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맞아 4.5달러 내외까지 치솟았던 것과 대조된다. 올해 미국에서 따뜻한 겨울로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데,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어 예년과 달리 가격 상승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의 미국 동부지역 기상예보를 보면 올해 평균 대비 높은 온도가 예상돼 천연가스로 생산하는 전력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급격한 한파로 수요가 급증하든가 생산량 조절에 따른 공급 충격이 없다면 가격 반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 따라 단기적인 저가 매력은 커졌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MBtu당 3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미국 천연가스 시추공 수가 계속 줄고 있다”며 “공급 감소에 따라 저가 매수세 유입 시 가격 상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