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보령제약과 콜마가 각각 3세와 2세 경영인을 대표이사에 임명한 데 이어 셀트리온, 대웅제약 등도 40대 임원을 대거 기용하는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는 지난 3일 창업주 윤동한 전 회장의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부사장(44)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다. 윤 대표는 2001년 한국콜마 마케팅팀으로 입사해 2018년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윤 회장이 퇴진하면서 장남인 윤상현 총괄사장(46)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창업주의 자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보령제약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전 회장의 장남인 김정균 운영총괄(35)이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보령홀딩스는 핵심 사업회사 보령제약 지분을 52% 보유한 지주회사다. 보령제약은 2018년 12월 김은선 회장이 사임하고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김 대표가 지주회사 사령탑에 앉으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40대 임원들도 주요 부문장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40대 상무 3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그동안 경영지원, 관리, 제품개발, 제조 등 4개 부문의 장이 상무급이었으나 이번에 모두 전무로 임명했다. 대웅제약은 마케팅·영업총괄 부사장 자리에 이창재 본부장(43)을 임명했다. 이 본부장은 2015년 30대 후반에 본부장으로 발탁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2018년 전승호 대표이사(45)를 임명한 이후 주요 임원진의 연령대가 대폭 낮아졌다.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한 인재 중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50~60대 창업주가 중심축을 이뤘는데 최근 40대 초반의 전문경영인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바이오, 화장품 사업 등 컨슈머헬스케어로 제약바이오산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