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부품과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등을 개발하면 최대 40%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다주택자가 오는 6월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오는 28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다음달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한 정책은 혁신성장 분야 지원을 확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미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제도’ 적용 대상 기술을 173개에서 223개로 늘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핵심 소재·부품인 고순도 불화수소, 극자외선 감광액(포토레지스트), 블랭크마스크 등이 추가됐다. 이들은 일본이 지난해 7월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을 제한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품목이다.
최근 상용화된 5G를 넘어선 6G 이동통신 기술과 바이오의약품의 성능을 개선하는 바이오베터 임상시험 기술 등도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품목을 개발하는 대기업은 R&D 비용의 20~30%, 중소기업은 30~40%를 세액공제받는다. 대기업은 일반 R&D 공제율(0~2%)보다 혜택이 10배 이상 크다. 기재부는 바뀐 제도로 기업들에 연 1200억원의 세제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핀테크(금융기술) 분야 창업 기업은 5년간 법인·소득세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핀테크가 금융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점을 감안해 창업 기업의 세제 감면 업종에 핀테크를 추가하기로 했다.
주류업계에 대한 세제 지원도 늘린다. 전통주를 통신판매할 때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을 소매가격에서 도매가격으로 바꾼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통주 제조업체들은 세금이 절반 정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일부 완화했다. 공공기금이 50% 이상 출자해 설립한 법인과의 거래 등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임대주택 건설사업을 시행하는 건설사가 주택도시기금과 함께 설립한 시행사(리츠)에 건설용역을 제공하는 경우 등이다.
경력단절 여성 고용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한다. 퇴직 이후 1년 안에 결혼하거나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교육 때문에 일을 관둔 여성을 고용하면 인건비의 5~30%를 세금에서 빼준다. 지금은 임신·출산·육아 등의 사유만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12·16 부동산대책’ 때 예고한 대책들도 시행령 개정안에 담겼다. 다주택자가 6월 30일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울 경기 등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혜택을 주는 것이다.
1가구 1주택자에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는 요건은 엄격해졌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 안에서 새 주택을 산 일시적 2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2년 안에만 처분하면 혜택을 줬다. 하지만 앞으로는 취득일로부터 1년 안에 새 주택에 전입하고 기존 주택을 1년 내 양도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