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플이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애플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애플 주가가 급격히 올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커진 만큼 실적 개선 매력을 뽐내는 국내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볼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애플은 2일(현지시간) 6.70달러(2.28%) 오른 300.3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2018년 8월 200달러를 돌파한 후 17개월 만에 300달러대에 진입했다.
올해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대가 커졌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다만 애플 주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22배까지 오른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접 투자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실적 개선 전망이 뚜렷한 국내 관련주를 찾아보라”는 조언이 증권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애플이 12.38% 오르면서 국내 애플 관련주도 함께 들썩였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500원(0.36%) 오른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1월 이후 14.34%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14.86%), 이녹스첨단소재(8.96%), 와이엠티(11.31%) 등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27.9% 늘어난 4564억원으로 급격히 개선되는 추세다. 3개월 전(3809억원)보다 1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의 12개월 선행 PER은 12배에서 11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SE2 및 하반기 네 개 신형 아이폰에 카메라모듈 독과점 공급이 예상되는 LG이노텍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OLED 관련주도 뜨겁다. 삼성전기는 애플에 OLED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적자를 이어갔던 기판솔루션 부문이 올해는 아이폰 효과가 극대화하며 흑자전환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보다 17.7% 늘어난 8055억원이다. 삼성전기의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14만1000원으로, 3개월 전(12만1000원)보다 14.1% 올랐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비에이치도 애플에 OLED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고 있는데, 향후 물량 증가 기대를 받고 있다. 비에이치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보다 35.5% 늘어난 1112억원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하반기 출하량 8000만 대 중 최소 75%는 OLED를 채용할 것”이라며 “비에이치의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PER 7배 수준으로 저점 매수 전략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