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불출마 선언에 눈물까지 흘렸지만…"부동산 규제 계속된다"

입력 2020-01-03 14:49
수정 2020-01-03 14:5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불출마 선언에서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끝내 눈물을 보이는 등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각 일원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안정적 내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성공을 위해서 함께 가는 것이 저에게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산 서구에서 3선을 했던 김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지역구를 포기한다는 게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일산서구) 주민 여러분이 저를 장관으로 만들었고 3선 의원으로 만들어 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일산 숙원사업 정상궤도에 올랐다" 성과 강조

당에게 지역구를 맡기겠다고 하면서도 지역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업들이 성과임을 명백히 했다. 그는 "1992년 일산 신도시가 만들어진 이후 오랫동안 미뤄지고 백지화 된 많은 사업들을 지난 8년 동안 모두 정상 궤도에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착공이라든가 일산 테크노밸리 확정, 킨텍스 제3전시장의 예타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했다.

실제 김 장관의 불출마 선언은 '의외'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공공연히 일산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경제분야대정부질문에서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야당에서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설전은 유명세를 탔다.

분양가 상한제, 보유세, 공시지가 등을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공방을 펼치던 중 김 의원은 "장관님, 내년 총선에 나가십니까?"라고 물었다. 여기에 김장관은 "네, 나갈 계획입니다"라며 "김현아 의원님도 자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맞받아 일산 서구에서의 격돌이 예상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변하는 김 장관과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 김 의원의 대결은 일찌감치 예상됐던 터였다.

◆ 김 장관 "올해는 성과 내놓는 시기"

하지만 이번 김 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불꽃튀는 선거전은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김 장관은 2017년 6월부터 시작해 3년 가까이 지킴에 따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을 통해 대출을 철저히 규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언제든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 또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만큼 중요한 것이 공정이다"라며 "인간의 존엄과 직접 관련된 주거와 관련된 정책은 시장 경제의 룰에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제도가 혁신되고 있고, 주택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김 장관의 총선 불출마 선언 전문이다.

일산 서구 국회의원 김현미입니다. 저는 17대 국회에서 비례의원을 지냈습니다. 2004년에 비례로 입성하고 2005년 9월 일산에 사무실을 열고 지역구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5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박영선 장관께서 이명박 대통령 BBK를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저도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을 했습니다.

2년여 동안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매우 어렵게 보냈고 정치활동을 못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연대를 통해 우리가 승리하며 제가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이 돼서 정치에 복귀할 수 있었고 저는 그 힘겨운 과정을 고양시 무지개 연대라는 야권연대 만들어내며 승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 제가 다시 정치인으로 재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어렵고 힘든 과정 속에서 제가 다시 정치인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우리 일산 선거주민들의 지대한 성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2010년 이후로 우리 일산 서구는 단 한 번도 모든 선거에서 패한 적 없습니다. 여러분 성원이 저를 장관으로 만들었고 3선 의원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일산서구 주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 3년차입니다. 정부가 반환점 돌았기에 이제 마무리해야 할 시점 아닌가 말했는데 저는 지금은 전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한 공수처법을 이미 3년차에 통과시켰고 초강도라고 얘기하는 부동산 정책도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것은 우리 개혁은 멈출 수 없고 전진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내각 일원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안정적 내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탄생에 함께한 일원으로서 정부 성공을 위해서 함께 가는 것이 저에게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치인으로서 지역구를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이제 이 지역구에 대한 것은, 일산 서구에 대한 것은 당에 맡기겠습니다.

1992년 일산 신도시가 만들어진 이후 오랫동안 미뤄지고 백지화 된 많은 사업들을 지난 8년 동안 모두 정상 궤도에 올렸습니다. GTX 착공이라든가 일산 테크노밸리 확정, 킨텍스 제3전시장의 예타가 곧 발표될 예정입니다.

남은 것은 본궤도에 오른 사업들을 힘 있게 끌어서 일산에 활력을 만드는 일을 당에서 찾아주실 것 당부 드리겠습니다. 내각의 일원으로서 문재인 정부 성공 위해 끝까지 최선 다하겠습니다. 제가 어디 있든지 사랑하는 일산 서구 주민들과 인연이 있을 것이고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