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창립 후 처음으로 시무식을 없앴다. 매년 첫 영업일마다 서울 중구 본점에 직원들이 모여 은행장의 신년사를 듣던 풍경이 사라졌다. 조흥은행과 합병해 지금의 신한은행 체계가 갖춰진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설립된 1982년까지 포함하면 40여 년 만의 변화다. “근무 환경이 바뀌는 데 따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이 내린 결정이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2일 시무식 대신 각 부서와 영업점 직원끼리 덕담을 나누면서 새해 첫 영업을 시작했다. 진 행장은 신년사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유했다. 신년사도 변화와 혁신을 당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진 행장은 신년사에서 “혁신적인 시장 참여자가 계속 등장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 Z세대 등 새로운 사회 구성원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질서에 의해 변화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중요 혁신 방안으로 직원 평가체계 전반을 고객 중심으로 설계한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꼽았다. 그는 모든 사업을 고객 관점에서 살펴보고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시각으로 혁신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영전략을 아우르는 사자성어로 ‘실천궁행(實踐躬行)’을 제시했다.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이행한다는 뜻이다. 진 행장은 “혁신을 선도하는 은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