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지난해 호평을 받은 ‘1945’(배삼식 대본, 최우정 작곡·사진)에 이어 올해 ‘빨간 바지’와 ‘분홍신’으로 창작 오페라 초연 무대를 이어간다.
국립오페라단은 1970~1980년대 서울 강남 부동산 개발을 소재로 한 ‘빨간 바지’를 오는 3월 27, 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낸 코믹 오페라다. 오페라 ‘나비의 꿈’, 음악극 ‘국장 앞 독립군’ 등을 작곡한 나실인과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텃밭 킬러’로 주목받은 작가 윤미현이 공동 작업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면서도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는다.
독일 트리어 시립오페라극장 수석상임지휘자를 지낸 지중배가 지휘봉을 잡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연극 연출가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가 연출한다. 소프라노 정성미, 김성혜, 메조 소프라노 양계화, 베이스 전태현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안데르센 동화 ‘빨간 구두’를 오페라로 각색한 ‘분홍신’(가제)을 선보인다. 개성 없는 사람들로 가득한 마을에 화려한 옷차림을 한 마담 슈즈라는 인물이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린 시절 분홍신을 신고 사람들을 홀리고 다닌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쫓겨났던 그가 순수한 목사의 딸 카렌에게 그 원한을 풀어내면서 갈등은 깊어진다. 신예 작곡가 전예은이 세련되고 현대적인 음악으로 분홍신 이야기를 완성할 예정이다. 오페라 연출가 정선영이 다양한 개성과 욕망을 정형화된 틀 속에 가두려 하는 집단의 억압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표현해낼지도 주목된다. ‘분홍신’은 오는 9월 4,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다양한 소재와 신선한 음악으로 꾸민 창작 오페라들의 초연 무대”라며 “1950년대부터 이어져 온 한국 오페라의 정착과 발전, 새로운 한국 오페라의 발견을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