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한 주택도시기금의 우대금리가 상향 적용된다. 자녀가 세 명이면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구할 때 2억2000만~2억6000만원의 자금을 연 1.5~2.45%의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자녀가 많을수록 대출한도도 커지고 기간도 늘어난다. 방재시설이 없는 노후 고시원 거주자에겐 최대 5000만원까지 전세자금을 지원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주택도시기금을 이처럼 운영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내년부터 주택구입자금 대출(디딤돌대출), 전세자금대출(버팀목대출) 등 주택도시기금에서 대출을 받을 때 자녀 수에 따라 적용되는 우대금리가 최대 연 0.7%포인트까지 확대된다. 전세자금대출은 현재 연 2.3~2.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세 자녀 이상이면 연 1.6~2.2%로 금리가 내려간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 자녀 가구가 2억2000만원의 전세대출을 받으면 월 이자가 29만~40만원으로 시중은행 대비 20만~30만원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두 자녀 이상에 적용하던 우대 대출 한도는 주택구입자금의 경우 기존 최대 2억원에서 내년부터는 2억6000만원으로 6000만원 상향된다. 기존 1억6000만(지방)~2억원(수도권)인 전세대출 한도도 1억8000만~2억2000만원으로 2000만원씩 늘어난다. 대출 기간은 주택구입자금의 경우 최장 30년으로 동일하지만 전세자금은 종전 10년에서 한 자녀당 2년씩 추가해 최장 20년까지 확대했다.
간이스프링클러(자동 물뿌리개)가 없는 고시원에 3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 세대주(연소득 4000만원 이하)에겐 주거여건이 더 나은 곳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5000만원 이내에서 임차보증금 전액을 연 1.8%의 저금리로 대출해준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통상 임차보증금의 70%까지 지원하지만 목돈 마련이 어려운 고시원 거주자를 위해 보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부동산전자계약 시스템 이용 시 적용하던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는 내년 말까지 1년 연장됐다.
황윤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내년에 9조4000억원의 주택도시기금 예산을 투입해 무주택 서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포용적 주거복지 확산을 위한 세부 방안을 적극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