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 선우 대표 "부총리급 부처 만들어야 저출산 해결"

입력 2019-12-30 17:36
수정 2019-12-31 02:52
“전쟁보다 심각한 위협인 저출산을 해결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국민이 기회를 주지 않을까요?”

30일 서울 평창동 자택 앞에서 만난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사진)는 창당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결혼미래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 직함으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2월 창당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이 현실화하면 국내 최초로 저출산 대응 정당이 탄생하게 된다.

이 대표가 내세우는 결혼미래당의 경쟁력은 ‘시대정신’이다. 그는 “저출산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는데 정치권은 지난 20년 동안 다른 얘기만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정치인 대부분은 이미 결혼을 했고, 자식도 있는 기성세대라 나설 유인이 적다”며 “28년 동안 업계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온 내가 나서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왔다”고 했다. “기존 선거제도에서는 꿈에 불과했지만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서 ‘이번이 기회’라는 결심이 섰다”고도 했다.

핵심 공약 중 하나는 부총리급의 ‘결혼출산부’ 설립이다. ‘전담부처까지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대한민국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데, 부처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두 번째 자녀부터 교육비 무상 지원, 결혼장려금 3000만원 지원, 최대 10년 기간 신혼부부 임대 아파트 지원, 맞벌이 부부를 위한 국공립 어린이집 1000곳 건설 등도 주요 공약이다.

이 대표는 “내 목적은 ‘정치인’이 되는 게 아니라 저출산 해결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와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힘의 원천인 정치의 길을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그는 “기존 정당에 들어가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며 “기존 정당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재 영입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른바 정치‘꾼’들은 배제하고 저출산 문제에 동의하면서 실효적인 법률만 무조건 잘 만들 수 있는 실무자들을 영입하겠다”고 했다. 이어 “결혼정보회사를 28년 동안 운영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사람 보는 건 자신있다”고 말했다.

결혼미래당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클라우드 정당’이란 것이다. 사무실 없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새로운 형식의 정당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선우도 완벽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췄다”며 “이 경험을 활용해 ‘돈 안 드는 정당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당을 위해서는 전국 다섯 개의 시·도당과 당원 5000명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2월 중순까지는 5000명을 충분히 모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안 되면 직접 발로라도 뛰어 당원을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