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살리고 집은 죽여라'…전원주택 몸값 높이는 법

입력 2019-12-27 17:57
수정 2019-12-28 00:59

땅을 사두기만 하면 값이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붐을 기대하기 어렵다. 귀촌자의 시골 땅값이 갑자기 올라 대박을 치는 사례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자신이 산 집과 땅은 스스로 공을 들여야 가치가 올라간다. 작은 땅이라도 개발 마인드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좋은 땅으로 발전시키려면 먼저 토지의 내용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관공서 서류(공부)에 적혀 있는 내용 검토가 우선이다. 부모님이 소유하고 있거나 물려받은 토지의 장부상 내용이 내가 평소 알고 있던 소유권 및 땅의 경계와 다를 수 있다. 땅의 소유권 등이 등기부등본에 제대로 등기돼 있는지, 내가 알고 있던 면적과 일치하는지, 권리관계에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상속을 받았는데 등기는 다른 사람으로 돼 있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지적도도 확인해야 한다. 지적도상 땅 모양과 실제가 다르면 측량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땅 일부가 하천이나 계곡 등으로 유실돼 실제 토지가 줄어든 사례도 적지 않다. 세모꼴의 땅은 인접 토지 주인과 교환, 매입 등을 통해 사각형 땅으로 만들면 토지를 팔 때 유리하다. 길이 없는 토지(맹지)는 길 확보에 신경 써야 한다. 연결 도로의 존재 여부에 따라 땅값이 몇 배씩 차이 나기도 한다.

이런 기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했다면 다음 네 가지 방법으로 땅의 가치를 올려보자. 첫째,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매실농원, 야생화 농장, 허브농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골 카페나 펜션을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테마가 있는 땅은 사람을 모으고 스스로 몸값도 올린다. 단순 전원주택보다 식당이나 카페로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가치도 더 높다.

둘째, 땅은 살리고 집은 죽여야 한다. 대부분 전원주택을 지을 때는 건물과 시설에 신경을 쓴다. 집은 되도록 작게 짓고 대신 정원에 신경을 써야 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 집은 짓는 시간부터 손해지만 땅은 가꾸는 만큼 이익이 난다.

셋째, 팔 때를 생각하라. 귀촌할 때는 뼈를 묻고 살 것처럼 열정적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여러 이유로 집을 팔아야 할 때가 있다. 도시 근교나 땅값이 비싼 곳, 환경이 좋은 곳에 지은 집은 쉽게 팔린다. 하지만 외딴 산속에 경관이 좋다는 이유로 좋은 집을 지었다가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썩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땅값에 비례해 집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넷째, 욕심은 금물이다. 귀촌인 중에 처음 의욕이 앞서 일을 크게 벌여놨다가 감당을 못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정원, 텃밭을 시작할 때도 막상 시작해보면 생각과 다르다. 계획이 잘 세워지지 않는다면 가만히 있는 게 더 낫다.

김경래 < 전원생활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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