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했다. 지난해 문을 연 첫 독자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26일 신세계조선호텔의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한 발 앞서 한국신용평가(한신평)도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을 내린 바 있다. 한신평은 지난 16일 신세계조선호텔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등급전망 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고,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내려잡았다.
등급 하향의 주 요인으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주도한 독자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가 지목됐다. 지난해 문을 연 후 영업적자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레스케이프는 지난해 영업적자 7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135억원에 달했다. 프랑스 파리를 콘셉트로 한 최고급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며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인테리어 투자비가 투입됐지만 초반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이정현 나신평 연구원은 "레스케이프의 영업적자로 전사 영업수익성 개선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고, 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레스케이프의 임차료 부담이 다소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영업흑자로 전환되는데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세록 한신평 연구원도 "레스케이프에 대한 초기 투자비용 부담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이 2017년 말 956억원에서 2018년 말 1074억원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또한 신세계조선호텔이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부산 노보텔, 명동호텔, 제주 켄싱턴 등을 임차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인 점도 실적 발목을 붙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임차호텔 개장 계획 등을 감안하면 실적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사업과 재무안정성의 회복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0월 신세계조선호텔의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실적 부진 타개에 나선 상황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운영담당을 신설해 서울과 부산 호텔 등 개별 사업장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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