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中 공개 저격…"총포보다 진실의 힘 강해"

입력 2019-12-26 13:54
수정 2020-03-06 00:02


달라이 라마 14세(84)가 중국의 무력 진압에 쓴소리를 했다.

26일 ANI통신,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중국을 향해 "중국은 무력을 휘두르지만 우리는 진실의 힘을 갖고 있다"며 "결국에는 총포의 힘보다 진실의 힘이 더욱 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꼽힌다. 티베트 불교는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달라이 라마의 사후 그가 환생한 소년을 찾아 후계자로 삼는 전통을 수백 년간 이어왔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는 두 살이던 1937년 달라이 라마의 환생을 검증하는 여러 시험을 통과한 끝에 14대로 인정받았고 1940년 공식 즉위했다.

티베트의 독립을 주장했던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압박을 피해 1959년 티베트 수도 라싸를 탈출, 이후 인도에서 망명 정부를 이끌고 있다. 60년간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오면서 1989년에는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불교 신자를 보유한 나라 중 하나"라며 "그 신자들은 우리가 수행하는 불교가 진실하다는 점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평화는 연민, 따뜻한 마음 그리고 사회적인 동물이 되는 데에 자리 잡고 있다"며 "모든 인간은 연민을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전했다.

현대 사회의 종교 분쟁에 대해서도 "오늘날 사람들은 종교의 이름으로 다른 이를 죽인다"며 "그들은 모든 종교가 사랑이라는 동일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소수 민족들의 독립에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 티베트 뿐 아니라 신장 위구르, 아직까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홍콩에 대해서도 폭력적으로 진압을 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대만 역시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티베트의 종교적 자유와 인권 확대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티베트 정책 지지 법안을 통과시키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단호한 반대를 표시했으며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겅솽 대변인은 "티베트의 일은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라며 "미국은 티베트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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