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포인트.’
2010년 이후 7년간 연평균 노조 조직률 증가폭이다. 이 같은 증가폭을 통해 노동계는 2010년 9.8%이던 조직률을 2017년 10.7%로 0.9%포인트 끌어올렸다. 그런데 지난해 1.1%포인트의 조직률 증가폭은 7년간의 성과를 한 번에 뛰어넘는 것이다. 연평균 증가폭의 여덟 배가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987년 민주화 및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며 1989년 19.8%의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계속 떨어져 2010년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 노조 조직률 11.8%가 주목받는 이유다. 12.0%를 기록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2002년(11.6%) 이후 16년 만에 11%대를 회복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 노동운동이 ‘부흥기’를 맞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주요 선진국의 상황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2017년 10.7%로 1983년 이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해 1000명 이상이 참여한 파업도 7건에 불과해 역대 두 번째로 적은 노동쟁의 건수를 기록했다.
일본 노조 조직률도 2003년 20% 이하로 떨어진 이후 최근 몇 년간 17%대에 머물러 있다. 1990년대에 30%를 훌쩍 넘긴 독일 노조 조직률 역시 17% 안팎으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별 노조는 자신들의 파업이 기업의 해외 이전으로 이어질까 우려해 쉽게 단체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이것이 가입률 저하로 이어진다”며 “노조 기반인 생산직 근로자가 줄고 서비스직 근로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