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위 제조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잦은 파업에 시달리면서 부산 경제도 몸살을 앓고 있다. 내년에도 르노삼성차의 내수와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부산 경제 회생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20일 오후부터 이달 말까지 시한부 파업을 벌이고 있다. 기본급 인상을 두고 맞선 노사는 파업 기간에 협상을 이어가지 못해 이번 파업 사태가 자칫 해를 넘겨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 차질을 이유로 올해 6월까지 모두 52차례 312시간 동안 파업해 3500억여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르노삼성차는 생산과 수출, 고용, 부가가치 창출 등 모든 부문에서 부산 1위의 제조기업이다. 2016년 기준 매출 6조3000억원을 기록해 부산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14.32%를 차지했다. 수출도 꾸준히 늘어 2017년 3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부산 전체 수출의 19.3%를 담당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가 올해 상반기 파업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은 다시 가슴을 졸이고 있다.
부산 지역의 르노삼성차 1차 협력업체는 2018년 기준 31개에 이르며, 전체 매출은 5137억원 규모다. 고용 인원도 4800명이다. 상반기 파업에서 지역 협력업체 대부분은 공장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일부는 공장을 옮기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내년에는 르노삼성차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 전망인데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공장 문을 닫으라는 소리냐”고 걱정했다.
부산 최대 자동차 수출기업인 르노삼성차 파업 여파는 부산 수출통계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부산지역 자동차 수출은 14억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억8100만달러보다 35.7% 감소했다.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내년에도 자동차산업의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업을 털고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