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이 '맞불' 필리버스터 대응을 나선 것과 관련해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세계 의회사에 길이 남을 바보짓"이라고 평했다.
24일 민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반대 토론이다"라고 강조한 뒤 "지금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에 찬성하는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제한 찬성토론이라는 희한한 이름의 이런 짓을 하고 있는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이나 그걸 허용한 문희상 국회의장 모두 기네스북 등재에만 목숨을 건 관심병 환자들이다"며 "부끄러운 국회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여당의 필리버스터 진행에 불만을 표했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어떻게 찬성하는 의원에게 무제한 토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보라 의원 역시 "이런 막장코미디가 어디있나"라며 날을 세웠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법안 처리 등을 막기 위해 장시간 연설, 신상발언 등을 통해 의사진행을 합법적으로 방해하기 위해서 진행한다. 여당이자 원내 1당인 민주당이 찬성 입장에서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오후 5시 기준 이번 필리버스터가 처음 실시된 전날 밤부터 18시간여가 흐른 가운데 현재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1시간 55분가량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필리버스터를 마친 의원들은 주호영·권성동 한국당, 최인호·김종민 민주당 의원 등 총 4명이다. 현재까지 최장 기록은 4시간 55분으로 권 의원이 세웠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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