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도 'ON STAGE'…뮤지컬부터 콘서트까지 '연말 성수기' 관객 맞는 공연가

입력 2019-12-25 08:40
수정 2019-12-25 10:56

한 해의 끝을 앞두고 가족, 연인,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또 하나의 추억을 쌓는 연말, 공연가는 그야말로 '극성수기'를 맞는다. 올해 역시 뮤지컬, 연극, 콘서트는 물론 국악과 무용, 클래식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들을 맞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국내 공연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가 2013년부터 7년간의 실적(올해 12월 판매액은 추정치 집계)을 분석한 결과, 뮤지컬의 월별 평균 판매액이 가장 높은 달은 12월로 7년간 무려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콘서트의 경우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를 기준으로 월평균 판매액이 가장 높은 달이 11월이었다. 이는 9년간 월평균 17%의 비중을 차지한 것이었다.

인터파크 공연컨설팅팀 최재형 과장은 "뮤지컬은 한번 작품을 올리면 2개월 이상 장기공연을 하고 다수의 공연장에서 연중 좋은 작품들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마니아층에서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공연을 자주 보지 않는 관객들은 크리스마스, 겨울방학, 수능 이후, 송년 모임 등 이벤트가 많은 연말연시에 공연 관람 수요가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콘서트는 월평균 판매액이 가장 높은 11월(17%)이 가장 낮은 1월(5%)과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는 연중 공연이 꾸준히 열려 관객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뮤지컬과 달리 장기 공연을 하기 어려운 콘서트 장르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12월은 연말 콘서트 성격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단 몇회씩의 공연이 집중돼 티켓이 오픈되는 10~11월에 판매액도 집중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공연계에서는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및 연말을 겨냥해 다양한 작품을 내놨다.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뮤지컬부터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콘서트,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마당놀이까지 풍성하다. 분명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공연이 진작부터 매진을 기록, 공연가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연말에 관객이 몰리는 분위기를 반영해 인터파크는 '연말 예매대전'이라는 타이틀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에 열리는 콘서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다. 가요계 거장 이미자, 심수봉을 비롯해 이소라, 김동완, 케이윌, 윤하, 국카스텐, 박진영, 에일리, 휘성, 바비킴, 장윤정 등이 무대를 준비했다. 케이윌은 2009년부터 약 10년째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케이윌의 콘서트는 이미 많은 음악 팬들 사이에서 '믿고 예매하는' 공연으로 입소문이 났다.

'크리스마스 남친'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가수 케이윌은 "올해가 크리스마스 공연 10주년인데 꾸준히 하다보니 재밌는 별명이 생긴 것 같다. 올해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셔서 기분 좋게 투어를 시작했다.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주변에서 '올해 크리스마스는 전혀 크리스마스 같지 않다. 연말 분위기가 안 나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지 벌써 몇 년 된 것 같다. 공연장에서만큼이라도 기분 좋고 뜨거운 연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굉장히 버라이어티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제 연말 공연을 여러해 째 찾고 계신 분들도 충분히 기대하고 오시는 것 같고, 처음 오시는 분들은 제법 많이 놀라고 가신다. 직접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공연가의 연례 행사나 다름 없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공연장 차원에서의 '소소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한다. 일부 공연장의 하우스 어셔(house usher, 관객을 안내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산타 모자 및 머리핀 등을 착용해 연말 분위기를 한층 살린다. 또 크리스마스의 특징을 넣은 재치 있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국립극장의 이선옥 하우스매니저는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 시즌은 극성수기다. 티켓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라면서 "특히 가족 단위가 많고, 데이트를 하는 커플들도 많다. 마치 연말 선물처럼 공연을 예매해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동반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연령층이 공연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작게나마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이벤트들을 마련하기도 한다"면서 "예전에는 관람예절 관련 안내방송을 하면서 '주님의 은총이 아닌 주변 분들의 눈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 하는 공연은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인데 오케스트라가 간단하게 캐럴을 연주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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