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경 회장 "포니 등 개발사 보며 도전의식 불태우길"

입력 2019-12-23 17:31
수정 2019-12-24 03:16
“산업기술 역사를 담은 100장면을 널리 알려 선배 산업기술인들의 굴하지 않는 도전의식이 되살아났으면 합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한양대 석학교수·사진)은 한국공학한림원이 지난 10일 《꿈이 만든 나라》를 펴낸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책에는 △‘세계 1위 조선산업’ △국산차 1호 ‘포니’ △한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고리원전 1호기 등 지난 100년의 산업기술 발전사 중 핵심적인 100장면을 담았다.

권 회장은 “불모지에서 싹을 틔우는 심정으로 부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꾼 선배 산업기술인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 책 발간을 통해 현업에서 고군분투하는 연구자와 기술인들이 우리 산업기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부심 또한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미래 세대들도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꿈이 만든 나라》는 지난 6월 발간한 《한국산업기술발전사》를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다시 엮은 책이다. 총 10권으로 구성된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산업별 산·학·연 전문가들이 4년간에 걸쳐 원고지 약 3만 장에 달하는 분량의 글을 작성해 화제를 모았다. 디스플레이산업을 이끈 이상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화학 분야 편찬위원장을 맡은 추지석 전 효성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벤처업계 스승’으로 불리는 권욱현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서울대 명예교수)와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인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도 힘을 보탰다.

한국공학한림원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을 총망라한 공학 분야의 최대 석학 단체다.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부회장, 한양대 공과대학장 등을 지낸 권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산업기술 100장면 중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는 ‘1988년 4메가 D램 공동개발’을 꼽았다. 그는 “4메가 D램 개발은 정부 부처와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모두 힘을 합친 산학협력 모범 사례”라며 “반도체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 7월 한국 경제가 급격히 저성장세로 돌아선 뒤 ‘L자형 장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산학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해 우리 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산업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