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 문을 닫을 시간. 식당 사장님들은 고민에 빠진다. 미리 조리해 둬야 하거나 다음날 쓰기 어려운 식재료가 들어가는 메뉴들의 재고 처리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택지가 없었다.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남은 메뉴를 싸주거나 버리는 것 외엔 남은 음식을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음식을 버리는 것도 공짜가 아니다. 소규모 식당이 한 달에 평균 음식물 쓰레기 비용으로 쓰는 비용은 80만원에 달한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다모고는 남는 음식으로 고민하는 식당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언제 어떤 메뉴가 나오는지를 알려준다. 음식값은 평소에 받는 가격의 50% 이하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유명 맛집의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모고는 ‘다 먹다(다먹어)’와 ‘담아서 가져가다(담아고)’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버려지는 음식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창업 취지를 브랜드로 만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모고는 현재 서울에 50여 개의 파트너 매장을 확보했다. 다모고 앱을 내려받아 마음에 드는 식당의 ‘하트’를 클릭해 놓으면 남은 메뉴가 있는지 여부를 푸시 알람으로 알려준다. 소비자와의 인연이 없는 음식들도 그냥 버리는 게 아니다. 다모고는 최근 2개월 동안 1만인분에 달하는 음식을 노숙인 쉼터 등에 기부했다.
황수린 다모고 대표는 “스타트업 운영과 사회공헌활동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현재는 소비자가 직접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들고 가는 ‘픽업’ 서비스만 가능하지만 조만간 배달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모고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외국인 창업 스타트업이다. 사업은 한국에서 진행하지만 창업자들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 중 한 명인 황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이며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무하마드 파라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외국인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서울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지원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