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언더아머, 이번엔 아크테릭스도 유명해질까?

입력 2019-12-22 15:32
수정 2019-12-23 13:39
[12월 22일(15:32)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하그로프스, 피크퍼포먼스. ' 모두 기능성을 강조한 하이엔드 아웃도어로 분류되는 브랜드들입니다. 이 중 파타고니아는 '이효리 뽀글이'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졌죠. 반면 하그로프스나 피크퍼포먼스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덜 알려져 공식 수업업체들이 사업을 접었습니다. 아크테릭스도 사업은 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크테릭스의 빨간 패딩을 입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갑자기 아크테릭스가 유명세를 타게 됐습니다. 이 부회장이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과 단독회담을 마친 뒤 서울 수서역에 등장했을 때 입었던 빨간 패딩이 아크테릭스의 '파이어비 AR 파카'라는 게 알려지면서입니다.


이 옷은 정가 145만원짜리인데요, 할인가격도 137만7500원으로 비싼 편입니다. 22일 이 옷을 판매하는 공식 온라인몰 넬슨스포츠 사이트에선 라지, 엑스라지가 이미 품절됐습니다. 원래 패딩은 블랙 네이비 등 어두운 계열의 옷이 인기를 끌기 마련인데 빨간색 패딩, 그것도 100만원대 옷이 갑자기 팔려나간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꼽힙니다.

사실 이 부회장의 패션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됐었죠. 2014년엔 언더아머의 피케셔츠를 입어 국내에 언더아머라는 스포츠 브랜드를 '이재용 운동복'으로 인식시켰고, 2016년엔 소프트립스의 립밤을 발라 '이재용 립밤'이라는 수식어가 생기기도 했죠. 2017년엔 언더아머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직진출하는 등 '이재용 효과'를 누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아크테릭스 패딩이 단순히 일회성 화제일지, 언더아머나 파타고니아처럼 오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죠. 특히 파타고니아는 마케팅 사례로 늘 손꼽히는 브랜드인데요, 친환경 콘셉트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이 패딩을 사지 마세요'라는 옷 광고를 내는 등 독특한 발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인데요, 재활용 소재로 옷을 만들고 헌 옷을 가져오면 새 옷을 깎아주는 등 지금은 여러 브랜드에서 적용하는 것을 일찌감치 시작했죠.

최근에는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과 폐기물로만 100% 생산한 친환경 스웨터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퍼 빼고 전부 다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는 걸 강조하면서 말이죠. 파타고니아는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제주살이 때 자주 입어 유명해지기도 했는데요, 그 브랜드 제품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친환경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자연보호를 실천하려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선 '착한 브랜드'를 소비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 것이죠.

파타고니아는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등반가이자 서퍼인 이본 쉬나드가 설립한 친환경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고 있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공정무역을 중시하며 제작하는가하면, 환경보호 활동을 전 세계적으로 벌이고 있죠. 이 브랜드가 지금까지 환경단체 후원에 쓴 돈만 약 1억달러(약 1194억원)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같은 행보를 보고 "기왕이면 친환경 브랜드를 소비하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겁니다.

아크테릭스는 이같은 행보를 보이진 않지만 언더아머처럼 유명해지긴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재용 효과'지만요. 언더아머가 국내 직진출 후 신발보다는 의류에 집중하면서 예상처럼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짚어봐야 할 대목이긴 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트렌드에 맞는 상품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은 쉽게 결정하긴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그리고 과연 한 브랜드가 유명해지고 그 유명세를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하며 소비자와 소통해나가는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피크퍼포먼스는 브랜드 콘셉트가 명확했고 제품 품질이 뛰어났지만 국내 시장에선 시기상조였던 데다 가격도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많아 결국 철수했죠. 아크테릭스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끝) /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