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센터에 ‘비비고 팝업 레스토랑’을 열고 미국 동부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2일 발표했다. ‘퀵서비스레스토랑(QSR)’ 형태로 내년 2월까지 운영하는 이 매장에선 비비고 만두, 아이스크림콘 형태의 비빔밥 ‘비비콘’, 잡채와 컵밥 등의 메뉴를 판매한다. 배달 대행업체인 우버이츠딜리버리와 계약해 맨해튼 전역으로 배송 서비스도 시작한다. 비비고 푸드트럭은 대학가 등을 돌며 2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린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미국 서부에서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록펠러센터 팝업스토어를 계기로 동부에서도 비비고 상품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인 등 아시아 출신 소비자가 중심인 시장뿐 아니라 미국 주류 시장에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비비고, 슈완스 ‘파워 유통망’ 결합
비비고 매장이 들어선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센터는 세계적 관광 명소이자 유동인구가 많은 오피스 밀집 지역이다. 이 건물에서도 식음료(F&B) 매장이 모여 있는 콩코스는 글로벌 식음료 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앞다퉈 진출하는 곳이다. 블루보틀, 스위트그린, 푸쿠 등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팝업 레스토랑으로 달성하려는 목표는 두 가지다. 다양한 한식 메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수집해 한식 세계화의 전략 로드맵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전역의 대형 유통사 바이어들을 위한 쇼케이스로도 횔용한다. 지난 3월 CJ제일제당이 인수한 슈완스의 마케팅담당 임원이 다음달 중순 유통사 바이어를 이곳으로 초청해 직접 비비고 브랜드를 소개하는 등의 체험 행사를 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를 알리는 동시에 한식 저변을 넓히는 안테나숍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글로벌 스폰서십을 통해 맛과 품질을 모두 검증받은 대표 메뉴를 뉴요커의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했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서 3조원 매출
비비고 만두 등이 성과를 내면서 CJ제일제당의 올해 미국 식품 시장 매출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3년 만에 3배 늘었다. 여기에 올해 3월 인수한 슈완스를 포함하면 미국 시장 매출은 3조원에 육박한다.
CJ그룹의 비전은 ‘월드베스트 CJ’다. 2030년까지 3개 이상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2005년 미국 식품기업 애니천을 시작으로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지었고, 올해 미국 최대 냉동식품회사인 슈완스까지 인수해 미국 전역을 공략할 수 있는 토대를 완성했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슈완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아시아 기업 중 냉동식품 분야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3년 전 세계 220여 개국 TV에 중계되는 PGA투어 정규대회 스폰서로 나섰다. 대회가 열릴 때마다 비비고 브랜드 부스를 마련해 선수와 참관객에게 한식을 알려왔다. 박은선 CJ제일제당 식품브랜드마케팅 담당은 “비비고가 미국 내 한인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주류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