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융투자業 혁신 성장에 헌신"

입력 2019-12-20 17:51
수정 2019-12-21 00:43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59·사진)이 제5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나 당선자는 “전임 고(故) 권용원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조직 혁신과 규제 완화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협회 사옥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259개 회원사 대표를 대상으로 신임 회장 선거를 치러 76.3%의 득표율을 얻은 나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확정했다. 이날 함께 경쟁한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과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은 각각 15%와 8.7%의 득표율에 그쳤다.

나 당선자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한 것은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증권사 현직 최고경영자(CEO)인 데다 협회 비상근 이사직을 맡고 있어 업계 현안에 밝고,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전임 회장의 개혁 과제를 고스란히 계승하겠다는 공약이 회원사들에 어필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 당선자는 이날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며 “우리 업계가 각종 위험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고 혁신 성장을 위한 모험투자와 혁신기업 발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공모리츠 상장 및 세제 관련 지원, 증권거래세 폐지 등 전임 회장이 추진했던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또 사모펀드 규제 완화, 재개발·재건축 신탁 방식 의무화 등 각종 규제 완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나 당선자는 1960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 인성고와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공채 12기로 대신증권에 입사해 한 직장에서만 30년 넘게 일했다. 2012년 대표에 오른 뒤 7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원이 되기 전까지 소매영업 일선에서 1등을 놓친 적이 거의 없는 ‘영업통’으로 소탈하고 온화한 인품에다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 당선자가 대신증권 사장이 된 이듬해 외환위기 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던 대신증권은 최근 3년간 740억원(2016년)→1158억원(2017년)→1407억원(2018년)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다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노조 내 갈등 문제 등 협회 내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데 나 당선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 당선자는 다음달 1일 취임하며 임기는 3년이다. 협회 회장직 수행을 위해 오는 27일 대신증권 이사회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