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가 제약업종에서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적 기대치가 높아진 데다 기술수출한 신약의 임상도 내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아에스티는 장중 11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차익 실현 매물에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시가총액은 9626억원까지 불어났다. 주가는 지난달부터 12.3% 올라 같은 기간 한미약품(-10.1%) 종근당(-4.0%) 등이 떨어진 것과 차별화된다.
지난 3분기 호실적 발표 후 실적 기대가 커지면서 기관들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부터 기관은 동아에스티를 87억원 순매수했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 영업이익(215억원)이 작년 동기 대비 163.4% 급증했다. 모티리톤(소화불량 치료제), 슈가논(당뇨병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매출이 늘어난 데다 박카스, 그로트로핀(성장 호르몬제)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내년에는 신약 관련 호재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6년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에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DA4501(면역 항암제)의 전임상이 최근 끝나면서 내년 1분기 마일스톤(기술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뉴로보에 기술수출한 DA9801(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도 글로벌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뉴로보는 지난해 동아에스티가 DA9801을 기술수출하면서 지분 25%를 확보한 업체다. 연내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이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실패로 실적이 탄탄한 전통 제약주로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아에스티, 녹십자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각각 1.2배, 1.4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