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체하는 이슬람 가상화폐 나오나

입력 2019-12-20 15:08
수정 2019-12-20 15:09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해 이슬람 국가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암호화폐)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20일 말레이시아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쿠알라룸푸르 정상회의'에서 "이슬람 세계는 미국의 달러와 금융체제 지배에서 살아남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상화폐 개발을 촉구했다.

회의에 참석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슬람 국가 간 통일된 가상화폐에 대해 생각이 열려 있다"며 "말레이시아는 오래 전 이슬람 국가의 공통 통화를 제안했지만 당시 강대국들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터키가 미국 달러 대신 이슬람 국가의 공통 통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함께했다.

이들 정상들은 주로 서구 중심의 세계 개편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가상화폐와 함께 이슬람 국가의 은행 업무와 금융협력을 위한 특별기구 창설도 제안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제재가 패권주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슬람 국가들이 정치·경제적 능력을 통합해 국제관계에서 강력한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재편을 요구했다.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이다. 그는 "유엔은 세계 2차대전 이후 만들어졌다"며 "유엔 안보리는 세계 17억명의 무슬림을 대표하지 못하고, 이미 만료일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