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열풍이다. 베트남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찬찬히 설명한 책이 나왔다. 2011년부터 베트남에서 일해온 신용평가회사 나이스그룹 베트남 유통판매 법인장인 유영국의 저서가 바로 그 책이다. 《왜 베트남 시장인가》는 베트남의 이모저모에 대한 최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담아냈다.
“그 사람들은 잘될 겁니다”라는 한 원로 기업인의 오래전 관찰기와 저자의 이야기가 일치한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있으면서도 한국, 중국, 대만, 일본과 더불어 한자 문화권이자 젓가락 문화권에 속한 나라가 베트남이다. 베트남인들은 교육열이 무척 높을 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책에는 베트남인의 학습 속도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하거나 주재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면 금방 배우고 스스로 새로운 방식이나 개선된 방식을 만들어낸다.” 그만큼 인상적인 대목이란 이야기이고 베트남 미래에 시사하는 바가 큰 점이기도 하다.
통계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베트남에 대한 어떤 주장을 숫자로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저자가 힘주어 이야기하는 것은 “베트남 경제는 앞으로 좋아질 일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사업 환경 악화 때문에 업체들이 베트남에 쇄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동남아 다른 지역과 생산성이 비교되지 않는다. 캄보디아나 미얀마로 이전한 기업 가운데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기업이 많다. 이유는 생산성 격차 때문이다. 베트남의 정보기술(IT) 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자생력이 있는 로컬 기업들이 커가고 있다.
해외 투자의 적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은 정치적 안정성을 들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수긍하는 베트남의 강점은 베트남 사회가 갖고 있는 체제의 안정성을 들 수 있다. 공산당 집단관리체제가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을 보장한다.
“베트남은 공산당 전당대회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며 당이 군과 경찰을 안정적으로 장악해 치안이 매우 좋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화교가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인 한국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베트남은 건강하고 개방적인 사회주의 국가다. 저자는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 체제를 취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보다 개방적이고 자유스러우며 유연한 사회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만큼 다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한국보다 강하다. 소비재 시장에서 소비 주도권을 여성들이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은 동등하게 재산 상속 권한이 있다. 베트남에서 추앙받는 27신 가운데 절반인 13신이 여성신이고 여성 영웅도 많다. 베트남의 이모저모를 이해하는 데 퍽 도움이 되는 책이다. 베트남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