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골자로 한 유엔 안전보상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제안했다.
로이터통신과 유엔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16일(현지시간) 초안에서 '민간인 생활 개선'을 위해 ▲남북간 철도와 도로 협력 제재 면제 ▲북한의 해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하는 규정 폐지 ▲해외에 근로하는 북한 노동자를 모두 송환하도록 한 제재의 해제를 지목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같은 내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건 처음이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으로 북미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요구해온 제재 해제 및 완화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선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초안에서 언급된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제시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와 관련돼있다. 다만 현재 안보리 제재 결의에 따라 대북 투자 및 합작 사업은 원칙적으로 금지돼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한 '해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규정 폐지',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제재 해제' 결의안은 그동안 봉쇄되어온 북한의 달러 통로를 일부 풀어주자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목한 '해산물과 섬유 수출'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엔 회원국은 기존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자국에 주재하는 북한의 해외 근로자들을 오는 22일까지 돌려보내야 했다. 그간 북한은 해외 근로자를 통해 상당한 양의 달러를 조달해왔다.
이전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1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도 "대북제재는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는 수단일 뿐"이라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거듭 주장했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해제 결의안이 채택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존 대북제재를 해제 또는 완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제재 결의를 채택해야 해서다. 이를 위해선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veto) 행사 없이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거부권을 가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대북제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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