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年1% 미만' 해외채권펀드, 한화운용 선보여

입력 2019-12-16 17:21
수정 2019-12-17 02:10
한화자산운용이 해외 재간접 펀드 일색인 국내 글로벌 채권형 펀드 시장에서 직접 운용을 통해 수수료 부담을 낮춘 신규 펀드로 첫 도전장을 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2007년부터 10년간 해외채권팀장으로 일하다 2년 전 영입된 장지영 글로벌채권본부장(상무·사진)이 책임 운용을 맡아 국내 대표 해외 채권형 펀드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운용은 18일 선진국 및 신흥국 국채나 투자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 직접 투자해 시중금리에다 플러스알파(+α) 수익률을 추구하는 ‘한화글로벌채권’ 펀드를 공식적으로 출시한다. 판매는 신영증권을 통해 시작하며 판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올 들어 글로벌 금리인하를 타고 해외 채권형 펀드에 5조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몰려들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핌코, H2O 등 해외 유수의 운용사 펀드에 재간접 방식으로 운용하는 펀드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이들 해외 재간접 펀드는 국내 운용사와 해외 운용사가 수수료를 이중으로 떼기 때문에 운용보수만 연 0.5~1%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며 “반면 한화글로벌채권 펀드는 0.25%로 저렴해 판매보수, 수탁보수, 사무관리보수 등을 합쳐도 연 1%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외 채권 운용력은 경쟁 펀드 못지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운용이 이번 펀드를 출시하기 전 기관투자가로부터 1500억여원을 유치해 약 1년10개월간 시범 운용한 결과 올 들어 9.6%의 수익률(지난달 말 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글로벌채권 펀드 111개의 수익률 평균(8.27%·에프앤가이드)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장 본부장은 “국채와 회사채는 6 대 4, 선진국과 신흥국은 8 대 2 정도로 부문별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채권 수익의 주요 원천은 쿠폰 이자인 만큼 우량 채권을 선별해 최소 6개월 이상 장기 보유한 뒤 적절한 시점에 매각함으로써 추가적인 자본 이익을 올리는 전략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량 환매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면서 일부 자산을 유동화하는 식으로 대응해 전체적인 운용 전략을 훼손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본부장은 국내 운용사들이 어렵더라도 해외 직접 운용을 통해 역량을 키워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을 비롯한 사적 연금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운용사에 의존하는 위탁 영업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젊은 인재를 키우고 역량을 축적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