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뜨겁던 부산 집값, 벌써 하락?

입력 2019-12-16 09:16
수정 2019-12-16 11:22

지난달 6일 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산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었다. 규제 해제가 반짝 호재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15일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9일 기준) 부산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번주 집값은 전주 대비 0.07% 오르는 데 그치면서 지난주(0.15%)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사하구는 -0.25%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영도구(-0.04%)는 하락폭을 키웠다. 사상구(-0.01%)도 전주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2년간 조정을 받았던 부산 부동산시장은 지난달 규제 완화 조치 직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단지가 속속 나왔다.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해운대 힐스테이트 위브’ 전용 153㎡는 지난달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한 달 전 8억9500만원에 매매 거래가 된 단지로 그 사이 가격이 4억5000만원 넘게 뛰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상승분을 반납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7억3700만원에 거래됐던 동래구 온천동 ‘동래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은 최근 5억6063만원에 팔렸다. 1억7000만원가량 내렸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매도 호가가 7억~8억원대로 여전히 높지만 집이 잘 안 팔린다”며 “매입 문의는 크게 줄었고 매수인을 찾는 집주인 전화가 간간이 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부산 부동산시장 집값이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입주 물량이 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에서 올해 2만5430가구가, 내년엔 2만543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이 많은데 집값이 계속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 구매 수요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에게 매수자가 매도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물어 구하는 KB국민은행의 ‘매수우위지수’는 이번주 36.3으로 지난주(41.4)보다 떨어졌다. 0~200 범위인 이 지수는 100을 크게 밑돌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은 넘치는 데 사려는 사람은 적다는 의미다. 해운대 우동에 위치한 H공인 대표는 “해운대 새 아파트 분양권에 최소 3억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실수요자들은 그 가격엔 안산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외지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입주가 늘면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매수 시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