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야근 잦은 산타클로스의 ‘D라인’, 대사질환·심장병 위험신호

입력 2019-12-18 08:34
매년 이맘 때만 되면 전세계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해줄 산타 할아버지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린다. 산타클로스는 270년 소아시아 지역 리키아의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성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자선심이 많았던 그는 대주교가 돼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겨울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세계 각지의 산타클로스를 보면 행복감이 드는 한편으로 작은 걱정도 든다. 바로 동글동글하고 푸짐해보이는 산타클로스의 ‘D라인’ 때문이다. 흔히 산타클로스 하면 동그란 얼굴과 불룩 튀어나온 배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보디라인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삐쩍 마르면 차갑고 인색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산타클로스의 D라인은 대사질환과 심장병 발병 위험을 알리는 신호다. 영국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지역에선 산타들의 후덕한 몸매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지 의사들이 스코틀랜드 쇼핑몰에 상주하는 산타클로스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허리 치수가 47인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대사증후군 등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려면 허리 치수를 적어도 7인치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산타클로스는 유독 남성이 많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회식, 음주를 자주 즐기는 만큼 체중·근육량이 정상이라도 복부에 유독 살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복부비만을 장기간 방치하면 대사질환이나 복부대동맥류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나이들수록 남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근육이 소실되고 여성화 체형으로 변화해 쉽게 복부비만이 될 수 있다.

복부비만의 원인이 내장지방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내장지방은 복강 내 장기 주변에 존재하므로 육안으로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체내에 축적되면 유해한 활성산소를 만든다. 활성산소가 세포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염증물질이 증가하고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복부대동맥류·뇌졸중 등 심·뇌혈관계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산타클로스처럼 야근이 잦다면 살이 더 쉽게 찌게 된다. 밤새 일에 집중하다보면 허기가 져 필연적으로 야식을 찾게 된다.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은 오후 7시 이후 식사량이 하루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상태다. 대개 아침식사나 점심식사를 아예 거르거나 적게 먹고, 저녁에만 집중적으로 끼니를 챙겨 먹는다.

1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자다가 깨거나,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불면증이 동반되는 등 수면장애 증상을 보일 때가 많다. 또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못한 밤 시간대에 음식을 무리하게 섭취하면 위산 분비액이 줄어 위에 부담이 되고 소화불량이 일어나기 쉽다.

보통 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특히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이 남자는 0.9 이상, 여자는 0.85 이상이면 내장비만을 의심해봐야 한다.

비만을 개선하려면 폭음, 폭식, 흡연을 삼가고 고단백 저지방 식사를 하루 세 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늦은 밤 갑자기 야식이 당길 땐 물을 충분히 마셔주고 방울토마토, 계란 흰자, 저지방 우유 등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빨리 먹는 습관도 고쳐보자. 너무 많은 영양분을 빠른 시간에 한 번에 섭취하면 영양분이 전신으로 전달되지 않고 가까운 복부에 쌓여 내장지방으로 변하기 쉬워 밥을 15분 정도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