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가 주축인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계기로 바른미래당이 사분오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상황에서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 내에서도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권은희 의원 제외) 6명은 당초 새보수당 합류가 점쳐졌으나, 안 전 대표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합류 여부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정국과 당내 상황에 대해 의원들 간 결론 없는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며 “안 전 대표 뜻을 따라 새보수당 창당에 불참하는 것은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안철수계는 신당 당명에 ‘보수’가 들어간 것을 두고도 강하게 반발했다. 새보수당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이들에게 남는 선택지는 바른미래당 잔류와 신당 창당 두 가지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를 구성했던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결별은 ‘신사적 이별’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유승민계는 지난가을부터 안 전 대표에게 신당 합류를 타진했지만, 안 전 대표는 무반응을 보이다 이달 초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유승민계도 감정이 많이 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3지대 재창당’을 추진 중인 당권파에선 손 대표 거취를 놓고 시작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일부 당권파는 최근 손 대표와 만나 ‘유승민계가 탈당하면 손 대표도 즉각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진정한 제3지대 정당으로 재창당하는 데 초석을 놓은 뒤 물러나겠다”며 즉각 퇴진을 거부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